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 사진=박윤규 기자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 사진=박윤규 기자

9대 아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김희영 의장을 만났습니다. 김 의장은 인터뷰하는 동안 여느 의장, 시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시민소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는 소통이 다르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듯했습니다. 특히 김 의장의 소통을 갈구한다는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김 의장은 목소리를 내는 시의원’ ‘시의회의 감시와 견제를 강조했습니다. 집행부를 상대로 아산시의회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인터뷰-김재범 기자]

 

의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좀 늦었네요.

초재선 의원들이 다양하게 구성된 제9대 의회에서 이런 자리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저를 선택해주신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어쨌든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의장으로 선출되시면서 시민 곁에서 동고동락하는 의회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시민들과 더 소통하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 의원들과 신뢰와 소통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의정목표를 시민에게 행복을, 아산에는 희망을이라고 세운 것도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물론 17명의 의원들이 소통하는 방법은 각기 다릅니다. 정답이 없죠. 하지만 서로 공유할 부분은 공유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소통이 기본이죠. 저도 시민들도 갈구했던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의회에서 강조하셨던 부분과 조금 다른 의미가 있습니까? 그때도 소통 얘기는 많이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의미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소통하자, 발로 뛰자, 섬기겠다, 낮추겠다는 얘기는 늘 해왔죠. 어쨌든 시의원들은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원사를 보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시의회를 강조하셨습니다. 지금 시의회가 변화해야 하는 것과 혁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아시다시피 원 구성을 하고 시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의원들의 변화를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시의회, 시의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온적이었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리 의원들이 소리를 못 내는 사람들이 아니란 겁니다. 소리를 못 내는 만큼 가슴앓이를 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제 저도 다른 의원들도 목소리를 제대로 내겠다고 바뀌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그걸 원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예산심의나 업무보고, 또 행정사무감사에서 그동안 의회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목소리를 보게 되실 것 같아요. 큰소리를 치겠다는 게 아니라 적절히 문제제기를 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변화하는 시의회가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혁신을 말씀하신 건지 다시 묻겠습니다.

이번에 의회가 추경 심의를 했어요. 심의를 마치고 나니까 저한테 몇 분이 전화하셔서 집행부 길들이기 아니냐며 거칠게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그분들에게 길들이기라는 표현은 거두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시민들이 필요해서 예산을 세웠다면 왜 길들이기가 필요하냐, 의원들은 숫자로 길들이기 하지 않는다, 그 숫자들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거냐, 그걸 담보로 길들인다는 건 맞지 않다,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했던 과정이라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죠. 어떤 사람들은 길들이기로 볼 테고 어떤 사람들은 의회가 좀 달라졌다고 볼 수도 있고요.

의장 신분이라 개인 소견을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지만 제 사견을 조금 넣는다면 그건 옳지 않다, 절대 숫자로, 시민들을 담보로 하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 옳지 않은 표현이죠. 다른 의원들 생각도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행부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의 기능이 그간 미흡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씀하신 대로 미흡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은 제 역할이 크죠. 적절할지 모르지만 아산시의 읍면동 간담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의회 회기와 겹쳐 제가 대표성을 갖고 참석을 했어요. 저는 시장님이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시장님이 이러저러한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사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예산 편성은 제대로 됐는지, 타당성은 있는지 우리 17명의 의원들이 꼼꼼히 잘 챙겨보겠다. 협치를 통해 갈 수 있는 사업도 있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요. 물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설 때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런 부분이 일반 시민들이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체감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들을 실제로 많이 보여주셔야 할 테고요.

5분 발언 내용을 보고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있어요. 어떤 분들은 아직 한 달도 안 됐는데 좀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세요. 절대 그렇지 않죠. 예전에 당선증에 잉크도 안 말랐는데 그 사람 안 되겠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요. 아시다시피 박 시장께서는 6년을 준비했다고 강조하셨잖아요. 시민들에게 어떤 사업을 말씀하실 때는 굉장히 조심성 있게 다듬어서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질책한 건 질책하고 잘하는 건 칭찬하고 격려해줘야죠. 저는 온양2동 간담회 자리에서도 말씀드렸어요. 아산시의회가 충실히 할 테니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시고 이분들 잘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요.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 사진=박윤규 기자
김희영 아산시의회 의장. 사진=박윤규 기자

주제를 돌려서 지방의회의 인사권에 대해 묻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방의회의 인사적체 우려, 의회 사무국의 행정중심 운영을 지적합니다.

저한테도 의장 되면 10여 명의 인사권이 있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71일자로 와서 막상 들여다보니 밖에서 보는 것처럼 인사권이 완전히 독립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재정적인 독립도 안 되어 있죠. 다만 다행이라면 아산시 직원들 중에서 의회 근무를 희망하는 분들이 꽤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다른 지자체에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거든요. 집행부에 계속 인사권, 재정권 요구를 할 겁니다.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꼭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의회가 이번에 정책지원관을 도입했어요. 정책지원팀도 신설됐고요.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되면 많은 시너지를 내지 않을까 기대가 큽니다. 국회 보좌관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많은 것들이 가능해질 거라고 봅니다.

 

내친 김에 딱딱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지자체, 지방의회가 자치분권을 위해 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일까요?

제가 원래 자치분권, 주민자치를 굉장히 강조해온 사람입니다. 위원회 활동도 많이 했죠. 그런데 막상 질문을 들으니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간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했지 지방분권 자체가 제대로 안 되고 있잖아요. 우리 의회 입장에서도 시민들의 권한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아직 저는 답을 딱히 찾지 못했습니다. 저의 큰 과제 중 하나죠. 곧 의장단 회의에 참석합니다. 많은 의견을 청취하겠습니다. 더 공부하겠습니다.

 

좀 디테일한 부분입니다. 의원들의 여러 활동이 시민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현재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의정활동은 홈페이지, 시정신문의 한 면 그리고 회기 중 5분 발언이나 행정사무감사 때 홍보팀의 기사 정도가 고작입니다. 지난 선거까지는 많이 못 들었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는 동안 SNS가 관건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문자발송이나 카톡, 페북을 하고 간혹 인스타그램 정도로 활동을 홍보하시죠. 그런 개인적인 부분은 하되 의회 홍보팀과 상의해 많은 의정활동을 알릴 필요는 있겠다 싶습니다. 예산도 필요하다면 세워야겠고요. 지금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못 다한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저희 지난 6일 지방선거를 통해서 유권자, 시민 여러분께서 이렇게 좋은 결과로 이 자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들만 보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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